시력 교정술 받은 조종사들 첫 탄생… 여성 파일럿 7명 포함 64명 훈련 수료
눈이 나빠 공군 조종사의 길을 포기할 뻔했던 공사 생도 3명이 시력교정 수술을 받고 비행교육 과정을 거쳐 3년 만에 새내기 '빨간 마후라'가 됐다. 시력교정술을 받은 조종사의 탄생은 처음이다.공사 57기 김태성(24)·추미정(24)·김상혁(25) 중위는 생도 3학년 때인 2007년 10월 각막굴절교정시술(ASA-PRK)을 받았다. 각막의 상피를 벗기지 않고 레이저로 중심부를 절제하는 수술이다. 이들은 공사 입교 당시 나안(裸眼) 시력이 0.5에 못 미쳐 조종사가 될 순 없었다. 하지만 공군은 그해 시력교정술을 일부 생도에게 받게 한 뒤 조종사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 ▲ (왼쪽부터)김태성 중위, 추미정 중위, 김상혁 중위, 진해종 중위.
그러자 정책 분야로 입교생 20여명이 지원했고 심사를 통해 6명이 선발됐다. 공군은 이들의 시력을 무료로 교정해줬다. 이후 1년 8개월간 조종사가 되기 위한 입문-기본-고등 비행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3명은 탈락했다.
12일 열린 '2010년도 제1차 고등 비행교육 수료식'에서 모든 과정을 통과한 3명이 다른 동료 61명과 함께 당당히 수료증서와 빨간 마후라를 받았다.
김태성 중위는 "신체적으로 어려운 상황도 있었지만 해냈다. 원하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그 길을 향해 노력한다면 꿈은 이뤄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료식에서는 아버지에 이어 공군 조종사가 된 진해종 중위 등 3명이 참모총장상을 받았다. 진 중위의 아버지(진주원 예비역 대령·공사26기)는 '하늘의 도깨비'로 불리는 F-4D 팬텀 전투기를 16년간 조종하다 지난 6월 퇴역했다.
이날 작전사령관상을 받은 이소영 중위를 비롯해 7명의 여성 조종사도 탄생했다. 공군의 여성 조종사는 이들을 포함해 모두 3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