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조종사들의 임무수행 환경을 제대로 경험하고 돌아오겠습니다.”9일 오전 공군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낯익은 중년 남성 2명이 나타났다.
조종복을 입었지만, 왠지 전투기를 조종하기에는 연륜(?)이 한껏 묻어나는 모습의 그들은 다름아닌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무성·서종표 의원.
2009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이때, 두 의원이 공군 비행단을 찾은 이유는 뭘까.김 의원을 보좌하는 권오훈 비서관은 “영공방위 최일선을 책임지는 조종사들의 임무수행 환경을 체험하고, 공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직접 KF-16 전투기에 탑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 의원은 이날 비행을 위해 한 달 전 항공우주의료원에서 항공생리 훈련까지 받았다.
젊은 조종사들과 비교해 체력면에서 분명히 뒤떨어지지만,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으로서 공군의 역할과 현장을 몸소 체험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가속도 훈련 등을 거뜬히 소화해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날 오전 10시쯤, 부대에 도착한 김 의원과 서 의원은 조종 관련 장구를 갖춘 뒤 팀을 이뤄 함께 비행할 조종사들과 브리핑을 갖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생애 첫 비행’을 앞두고 설렘과 긴장감이 한껏 묻어나는 얼굴로 KF-16에 오른 두 의원은 정확히 오전 11시 15분, 활주로를 박차고 대한민국 상공으로 떠올랐다.이때 김 의원은 서민오(120비행대대장) 중령이 조종하는 1번기에, 서 의원은 김원진(123비행대대) 소령이 조종하는 2번기 후방석에 각각 탑승했다.
이후 45분 동안 서해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서해상과 내륙지방 상공 등을 비행하며 평상시 전투조종사들이 수행하는 공대공·공대지 임무를 참관했다. 비행거리는 직진 항로로 320㎞, 공로상으로는 400㎞ 이상에 달했다. 특히 비행 중에는 7~8G(중력의 7~8배)까지 가속도가 붙는 급기동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무척 고무된 얼굴로 활주로에 착륙한 두 의원은 곧바로 비상대기실(알라트)을 방문, 조종사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노고를 치하했다.김 의원과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 “3차원 공간에서 위치와 자세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고, 심리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모두 이겨내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전투조종사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서 의원은 “합동성 강화를 위해 타군 장교와 공군 전력 관계자들도 한 번씩 비행 체험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1번기를 조종한 서 중령은 “이번 비행 체험을 통해 의원들께서 완벽한 영공방위 대비태세를 위한 우리 공군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09.09.10 송현숙기자 rokaw@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