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군이 창군 60주년을 맞았다. 1949년 10월 1일, 20대의 경항공기로 출발한 공군은 비약적인 발전 속에 오늘날 국가안보의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했다.
지난 60년을 기반으로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며 항공우주군을 향한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공군의 현재와 미래를 이계훈(58·사진) 공군참모총장을 만나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22일 오후 공군복지단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됐다. 편집자
- 공군 창군 60주년을 축하합니다. 공군참모총장으로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공군의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해 보면, 그 어느 때보다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 준 국민과 위국헌신의 신념으로 살다 간 선배전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큽니다. 동시에 미래 비전에 대한 희망으로 가슴이 벅차고요. 지난 60년을 초석으로, 항공우주군을 향한 확실한 디딤돌을 놓아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습니다.”
- 현대전에서 공군력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미래전에 대비한 공군력 건설 계획을 들려주십시오.
“항공우주력이야말로 적의 전쟁수행 능력을 초전에 제압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가장 효과적이고 핵심적인 수단입니다. 1990년대 걸프전과 코소보전, 2003년 이라크전이 이러한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한반도는 지리전략적 특성상 속도·거리·지형의 제한에서 자유롭고 융통성이 뛰어난 항공우주력이 미래 가장 효율적인 전쟁수행 수단으로 거론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효과적인 네트워크중심전(NCW) 수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정보·감시·정찰 및 지휘통제 능력을 강화하고, 첨단 전투기와 정밀유도무장을 확보해 적보다 ‘먼저 보고, 먼저 결심해, 먼저 타격’할 수 있는 ‘센서 투 슈터(Sensor To Shooter)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 우주분야의 발전계획은 어떻습니까.
“공군의 우주발전계획은 각군이 보유한 전력이 상호 효과적으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합동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크게 우주전력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 부대구조 발전 등 세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주전력 구축 분야를 말씀드린다면, 감시권 상공 우주공간에 대한 실시간 감시 능력 구비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데, 올해 처음으로 전자광학 우주감시체계의 소요가 결정돼 그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 지난해 최초로 8개 병과에서 37명의 우주 전문인력을 선발했습니다. 우주감시전대·우주작전단 등 전투부대 조직도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안보위협과 국방재정 여건 등을 고려하면서 민간 자산을 활용한 민·군 협력 우주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 평소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래전력은 곧 인력이며, 교육은 투자다’라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춘 강한 전사 양성에 매진하고 있지요. 먼저 선발제도들을 정비했습니다. 훈련 단계에서는 투철한 국가관과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자세와 소양을 높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훈련의 강도를 조절하는 맞춤식 훈련을 적용했습니다. 또 현장에서 필요한 인적자원의 구비 역량과 경쟁력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게 상시학습이 가능하도록 공군학습 포털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인재개발 최우수 기관으로 인증받았습니다. 올해는 지식경제부 주관의 국가품질상 인재개발 분야 최우수 기관에 도전하고 있고요.”
- 최근 육군이나 해군에 비해 긴 복무기간 탓에 공군이 인력 획득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인력을 안정적으로 획득하고 있습니다. 장교의 경우, 올해 9월(사후 124기)부터 특기별로 모집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기분야에서 제시하는 자격 또는 경력 등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서류전형으로 선발하는 제도입니다. 전문 자격을 갖추고도 공군 입대를 위해서 별도로 시험준비를 해야 하는 부담감을 없앴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병사의 경우는 지원 상한 연령을 28세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고학력자와 해외 유학자 등 우수한 인력 의 지원이 늘고 있습니다.”
- 올해 들어 북한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언제 있을지 모르는 적의 도발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습니까.
“최근 상황은 북한의 군사·비군사적인 위협이 상존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군은 북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가장 먼저 인지하고 확실하게 타격할 수 있는 즉응전력으로서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먼저 적의 도발을 사전에 인지하기 위해 정찰기·위성 등 가용한 정보자산을 최대 활용해 북한의 군사·비군사적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인 위협 상황이 식별될 경우, 공중초계전력 등 방공비상대기 전력을 이용해 즉각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적이 도발한다면, 현장 지휘관이 가용한 전투력을 최대한 활용해 확전을 방지하고 현장에서 조기에 상황을 종결할 수 있도록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오는 2012년에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됩니다. 준비 상황을 들려주십시오.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한국 공군의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작권 전환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한미 연합공군사령부(CAC) 창설입니다. 한반도 내 모든 항공우주전력을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지휘통제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 새로운 연합방위체제에서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협조체제가 구축될 겁니다.
그리고 공군작전사령부 구조도 개편합니다. 전력 측면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는 능력을 우선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패트리엇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도입하고, GPS유도폭탄, 합동원거리유도폭탄, 지하시설파괴폭탄 등 정밀유도무기와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를 조기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전기획 전문가와 차기전투기·무인정찰기 등 최첨단 전력을 운용할 전문인력도 양성할 것입니다.”
- 최근 대통령께서 군 장병들의 정신전력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공군의 정신전력 강화 프로그램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공군은 올 1월부터 ‘대북정책 특별교육’ ‘북핵·미사일 도발 관련 특별정신교육’ 등 각종 안보현안에 대한 정신교육을 강화·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비행대대 정신교육, 상병 진급캠프 등 신분별 맞춤형 정신교육 강화, 신세대 장병의 특성에 부합하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정신교육, 정훈장교 미보임 격오지 부대에 대한 정신교육을 군 재조형 차원에서 강화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정신전력에 대한 과학적 평가·분석 등의 피드백 과정을 병행해 참신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관들의 교수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입니다.”
- 창군 60주년과 함께 총장 취임도 만 1년이 됐습니다.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 1년 동안 인재양성, 성과위주의 실사구시 지향, 상하 수평간 역지사지의 조직문화 구현을 통해 ‘선진 정예화된 강한 공군’을 육성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국가 보위의 핵심전력으로서 ‘선진 일류국가’ 건설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영공방위 임무완수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특히 창군 60주년을 맞은 만큼 성년 공군으로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믿음직한 공군’으로 거듭나 공군 비전인 ‘연합·합동전장을 주도하는 항공우주군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계훈 공참총장은…작전·정보·조직에 정통…‘소통’ 중시
작전과 정보, 조직에 정통하다. 말이나 계획보다 행동과 실천에 의한 엄정한 작전과 근무기강 확립을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항상 귀를 열고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아는 열린 마인드의 소유자이기도 하다.특히 합참 교리훈련부장을 지내면서 미래 전장에 부합한 합동성 개념까지 갖춘 지휘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소통’을 중시하고 소탈한 성격이지만 업무를 추진할 때는 뛰어난 통찰력과 리더십으로 ‘함께하는 공군, 하나되는 공군’을 이끌고 있다. 주기종은 F-5E/F, 비행기록은 3180여 시간이다. 종교는 천주교. 부인 임숙자(55) 여사와의 사이에 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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