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 동기회 소식

김응수회원의 킬리만자로 등정기

붕우회 2013.01.18 조회 1320

어느 동포자녀의 아름다운 이야기

 

한국 나이로 칠십인데 어느 동포자녀의 뜻이 갸륵하여 힘들지만 킬리만자로를 동반 등반을 하였습니다. 장현호라고 하는 우리 교포자녀는 불우한 학우를 돕기위한 성금을 모금하기 위하여 한국의 파라다이스 호텔의 지점격인 나이로비 싸파리 파크 호텔(사장 노영관 전무)의 후원(1m 당 33씰링:우리돈  500원)을 받아 2012년 12월 29일부터 2013년 1월 4일 까지 6박 7일의 일정으로 등반하는 계획이었습니다.  같이 함께 등반을 한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서 모두 19명이었는데 장현호 학생의 친구들인 인도학생 3명, 이탈리아 학생 1명, 한국 교포자녀 학생 5명, 한국에 봉사나온 대학생 4명 그리고 이곳에서 사업을 하시는 교포 5명, 모두 19명이라는 대규모 등반대였습니다.

 

 이를 위하여 탄잔니아에서 짐꾼 (포터) 38명 가이드 19명 그리고 요리사 4명 모두 61명과 저희 19명 모두 80명을 인솔하고 2012년 12월 30일 킬리만자로 등반을 시작하였습니다.

 장현호(18세) 학생을 응원하기 위하여  대규모 등반대가 구성된 셈이며 제가 등반 대장으로 선발 된 것도 큰 영광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대규모 등반대를 성공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 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등반하는 첫 날부터 비가 쏟아졌습니다. 1900m에서 출발하여 2000m 를 통과할 때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장대비는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입구에서 12km떨어진 제일 캠프(2800m)에 도착한 대원들은 비와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이제 겨우 시작이고 6시간 밖에 안 왔는데 녹초가 된 대원들도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정말 걱정이었습니다.

 

 이튼날 아침 비를 대비한 만만의 준비를 갖추고 0730분에 제1캠프(만다라)를 출발하였습니다.계속해서 내린비로 땅은 질고 미끄러워 얼마나 힘이드는 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비를 맞아가며 점심을 먹고 제2 캠프 호롬보 (3700m)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가 다 되었습니다. 15km를 비를 맞고 힘들게 올라와서 그런지 벌써 고산증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설사방지약,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고 약을 달라기도 하였습니다.

 

 걱정이 되어 제대로 잠도 못자고 아침 일찍 살그머니 밖에 나왔습니다. 영하 10도는 될 듯 비온 땅은 꽁꽁 얼어 붙었고 바람은 몹시 차가왔습니다. 그러나 하늘은 구름한 점 없는 쾌청한 하늘이었습니다. 맘이 놓였습니다. 오후에는 비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아침일찍 기상시켜 06시 50분에 아침을 먹고  07시20분부터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마지막 캠프인 4700m를 향하여 올라기 시작하였습니다.고도 적응과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하기 위하여 노래부르 듯 폴레폴레(천천히)를 반복하며 정말 천천히 걸었지만 풀한포기 살 수 없는 4200m를 통과하면서 부터는 고산증 증세인 두통을 호소하는 대원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박을 맞아가며 마지막 캠프인 키보 산장(4750m)에 1월 1일 오후 4시 30분에 모든 대원이 도착을 하였으나 두통과 복통 그리고 토하는 대원들이 벌써 절반을 넘었습니다. 장현호 학생은 정말 심각했습니다. 약을 먹은 물도 토하였으니까 약 효과가 있을리 없었습니다. 중환자가 되었습니다.

 

갖고간 얼큰한 신라면에 흰 떡을 넣어 떡 라면을 끓였지만 반색을 하는 대원은 별로 없었습니다.  배속에 있는 가스가 팽창을 하고 토하기 때문에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녁 5시 30분에 잠시 눈을 부치게 하고  밤 10시 반에 일어나 추위에 대비한 만반의 장비를 갖추고 따뜻한 차 한 잔씩 마신 후에 2013년 1월 1일 밤 11시에 마지막 캠프를 출발하였습니다. 다행히 장현호 학생도 기진 맥진한 상태이었지만 같이 가겠다고 따라나섰습니다. 의지가 대단했습니다. 제가 전문 가이드와 함께 선두에 섰고 그 뒤에 가장 나이가 어린 인도 학생(14세) 그리고 장현호학생을 포함한 교포자녀 학생들 그리고 맨뒤에 한국 대학생과 이곳 교포사업가 순으로 5600m의 길만스 포인트를 향하여 출발을 하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6시 30분이 되면 마지막 캠프에서 3km밖에 있는 길만스(5600m)에 도착한다는 마음으로 보폭 20cm를 유지하며 정말 천천히 천천히 발거름을 옮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새벽 1시, 뒤따르던 장현호는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포기했구나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출발부터 워낙 고산증이 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새벽 5시 거의 9부능선에 도착할 무렵, 한 대원이 제뒤에 바짝 붙으면서 "대령님 저, 현호 여기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장하다 현호 " 이 한마디로 화답을 하고 계속해서 천천히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끝에 바야흐로 해뜨는 06시 30분에 5600m의 길만스 포인트에 도착하였습니다.

 

 장현호는 거의 죽은 것처럼 미동도 거부하였습니다. "현우야, 저 해를 보렴. 저 햇빛을 받으면 힘이 생겨. 자 어서 저 찬란한 햇빛을 얼굴에 쏘여봐."하면서 일으켜 해를 향하여 얼굴을 들게 하였습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신기하게도 이 녀석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 했습니다.

 

인도학생을 포함해서 하나씩 하나씩 도착을 하였습니다.한국 대학생 4명, 장현우를 포함해서 교포자녀 학생 4명 그리고 기업인 1명이 올라와서 저를 포함해서 모두 13명이 되었습니다.

 

 아침 7시, 인도학생 3명은 가이드와 함께 먼저 올려보내고 다른 대원들을 기다렸지만 올라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7시 30분 길만스를 떠나 5985m의 우후루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여습니다.

 

출발한 지 몇 분 안 지났는데 찬란했던 햇살은 온데간데 없고 짙은 구름안개로 시야를 가로막았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3km 떨어진 정상에 9시 30분에 도착하였습니다. 장현우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 정말 죽기 살기로 있는 힘 다 쏟아 정상을 밟아서 싸파리파크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었고 또 그 돈을 어려운 이웃 동료학생에게 줄 수 있게 되었다는 감격의 눈물이었습니다.

 

 나이 18세, 장현호 학생의 아름다운 마음이 정말 갸륵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내 나이 18살에는 저런 것은 꿈도 못 꾸었는데....정말 장하였습니다.

 

10시에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하여 12시에 마지막 출발지였던 키보에 도착해 보니 포기한 대원은 고산증이 너무 심각하여 일찍 중간 캠프인 호롬보로 내려가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산길 겨우 2시간 거리를 밤새(11시간 소요)도록 걸었다는게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15km떨어진 호롬보 캠프로 출발하여 저녁 5시가 다 돼서 돌아왔습니다.  장현호를 포함해서 모든 대원은  언제 고산증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정상회복이 되었습니다,

 

 이튼날(1월 3일)아침 7시에 전 대원이 함께 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하여 27km떨어진 킬리만자로 입구에 4시 도착 하여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시각은  밤 8시, 모처럼 더운 물로 샤워를 한 전 대원들은 실패를 했건 성공을 했건 모두가 하늘로 날아갈 기분들이었습니다.저도 이번 등반이 5번 째이었는데 가장 힘들었고 또 가장 보람된 등반이었습니다.

 

실컨 마시고 먹게 한 후 12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지만 내일 부모님들과 함께 할  점심시간에 맞추기 위해 아침 6시에 기상하여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곧바로 출발한 끝에 겨우 오찬시간 13시 30분에 나이로비에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부모님들과 힘들었던 일, 어려웠던 일들을 말씀드리면서 오후 4시가 돼서 각자 집으로 가게 되어 6박 7일의 대 장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제는 킬리만자로는 그만 가기로 맘 먹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등반이 너무 아름다운 등반이었기 때문입니다.

 

  • 이치훈 2013/01/20 10:26:04
    평소 남다른 친화력과 인성 및 활동력이 돋보이셨던 고희를 맞는 김응수 선배님의 아프리카에서 전해주신 글은 생생하고 아름다운 감동스토리 입니다. 오지에서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凡事亨通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 김동래 2013/01/23 14:05:50
    김응수 선배님!
    정말 대단한 열정에 경의를 표하며 더욱 건강하게 사시길 기도합니다
  • 박경석 2013/01/29 14:15:36
    아! 가고 싶다. 킬리만자로. 70전에 가봐야할틴디.
  • 이억수 2013/02/01 17:03:45
    김응수 후배님, 훌륭하십니다. 전역후 보람있는 일을 하고있는 김대령에게
    박수를 보내며 계속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손태용 2013/02/20 15:41:26
    부장님 오랫만입니다. 그리고 수고가 많으십니다. 어느 순간 이러한 활동을 듣고 간간히 읽고 있읍니다. 참으로 대단한 정열이라 생각하며 경의를 표합니다. 이역만리에서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 김원인 2013/05/09 10:32:31
    아름답고 멋있는 꿈 이루고 계시는 군요.
    격려와 찬사를 보냄니다. 더욱 정진하시고 건강에 유념녀하시 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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