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지금은 국방개혁을 추진할때가 아니다

관리자 2011.10.04 조회 501


"국방개혁"은 시간을 갖고 신중한 검증과 검토를 거친 연후에 추진해야 할 사안임을 강조한 김성만 前 해군작전 사령관님의 기사를  게재합니다.

 

 

‘국방개혁’, 지금 추진해도 되는가

지금은 군의 안정을 통해 안보위기에 대처해야 할 때이다
김성만 前 해군작전사령관   

건군(建軍) 제63주년 국군의 날 행사가 지난 1일 충남 계룡대 연병장에서 열렸다. 행사에 임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국방개혁’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강군이 되자면 지난 60년간의 군(軍) 체계(體系)를 과감히 고쳐야 한다. 비대칭 전력(非對稱 戰力)에 의한 특수전의 발전으로 재래의 전선 개념이 무의미해지고 언제 어디서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은 현대전에 대응하기 위한 제2의 창군(創軍)이다. 국방개혁의 핵심은 삼군 합동성 강화와 상부지휘구조 개편이다.”라고 강조했다.

 

군의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통해 삼군 합동성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지난 4~5월에 입법예고하고 금년 11월 중으로 국회에서 처리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주요 일간지도 사설을 통해 국방부의 국군조직법 개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면 지금 이런 개혁을 추진해도 되는지 살펴보자.


상부지휘구조 개편의 주요 골격은?
: 합참의장에게 제한된 군정권(軍政權, 행정 및 군수)을 부여한다. 그리고 각군 총장에게 예하부대에 대한 군령권(軍令權, 작전지휘권)을 부여하고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게 한다. 우리 국방부는 이를 현 합동군제(合同軍制)를 강화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통합군제(統合軍制)로 분류된다. 우리 군이 한 번도 경험이 없는 새로운 군사제도(軍事制度)이다. 대통령도 이를 ‘제2의 창군’이라고 부를 정도로 새로운 체계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지금 추진해도 되는가?
: 그렇지 않다. 적합한 시기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초유의 안보위기에 처해 있다. 천안함과 연평도 피격사건은 북한의 전쟁도발행위에 해당한다. 더구나 북한은 20만 특수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의 10배로 비대칭 전력이다. 대통령도 기념사에서 “비대칭 전력으로 인해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소규모 군(軍)구조 변경도 정착에 수년이 필요하다. 우리는 1990년에 상부지휘구조를 ‘3군본부 병렬제(자문형 합참의장제)’에서 ‘합동군제’로 변경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정착이 완전하지 않다. 하물며 이번의 군구조 변경은 이것에 비해 규모가 크고 폭도 넓다. 

 그리고 우리 군은 뼈아픈 교훈을 갖고 있다. 국군은 1950년 한국전쟁 직전에 전·후방 부대 교대와 지휘관/참모에 대한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이번 개혁에 비하면 1/10도 되지 않는 소규모다. 그러나 북한의 전면공격을 자초(自招)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다. 우리 군은 서울을 3일 만에 북한군에게 내어주고 한 달 만에 국토의 90%를 점령당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우리 국방부는 지난 8월 한미연합훈련(UFG) 기간에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에 대한 검증을 한 차례 했다. 결과도 나쁘지 않다고 국회 국방위에 보고했다. 그러나 1주일여의 기간에 검증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기는 어렵다. 설사 개편에 당위성이 있고 검증결과가 좋다고 하더라고 서둘러 추진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내년부터 우리는 더 큰 안보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은 총선(4월)과 대선(12월)이 있다. 미국은 11월에 대선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정권이 교체된다. 북한은 김정일의 건강악화, 경제 파탄, 3대세습의 불안정, 급변사태 가능성 등으로 내폭(內爆)과 전면전 도발이 우려된다. 이는 국내외 군사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우리 군(軍)수뇌부가 기회 있을 때마나 경고하고 있는 일이다.

따라서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은 보다 ‘튼튼한 군, 선진강군’ 건설을 위해 시간을 갖고 검증과 검토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군의 안정을 통해 안보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큰 충격을 받은 국민의 국방개혁에 대한 여망을 모르는 바 아니다. 더구나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국군 사랑에 대한 깊은 혜안(慧眼)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국방부의 올바른 방향 설정을 기대한다.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전 해군작전사령관).

[ 2011-10-04,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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