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개혁안의 문제점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안"의 근본적 문제는 국가안위와 직결된 軍制를 완전히 개정하는데 비공개로 밀실에서 작성하여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현역들의 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정상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생략한 채 졸속으로 국회에 상정한데 있다.
졸속으로 처리하다보니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공군의 경우 역대참모총장으로 구성된 공군정책자문회의(2010,12,15)는 구국차원에서 올바른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군전우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도록 결의하였다. 공군전우회는 대책위를 구성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였고 2월 초순에는 해군과 긴밀한 협조 하에 공동으로 대처하였다.
"개혁안"은 국방부가 목표로 했던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국방상임위 법률소위로 넘겨졌다. 7월부터는 소신 있는 육군의 원로들이 동참하여 명실 공히 육.해.공군 원로 대책위를 운영하였다. 국방부와 청와대가 언론을 통해 국민을 호도하고 국회의원을 설득하는 등 모든 역량을 결집 하였으나 공군전우회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활동한 결과 대부분의 국방위 국회의원들이 문제점을 인식 하므로서 국방부가 소망하는 회기 내 통과는 무산되었다.
국방개혁 73개 과제 중.장기 계획으로 분류되었던 상부지휘구조개편은 단기과제로 금년에 법안 통과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소진함으로서 시급한 과제인 국방개혁 72개 과제는 문제를 파악하는 기회조차 상실한 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군 상부지휘구조개편안이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천안함 과 연평도 사태를 ‘합동성 부족’으로 오진하고 국방부,합참,청와대 안보라인들의 과오를 덮고 정치적인 업적으로 삼으려고 강력하게 추진한데 있다. 그러나 진정성이 의심되었고, 현 군제의 문제점과 개정해야 하는 필요성과 당위성이 군 내외에 공감대를 얻지 못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공군전우회를 중심으로 한 군 원로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자군 이기주의가 아닌 국가안보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는 진정성과 합리적인 반대 논리가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현역의 ‘상부지휘구조개편’과 관련하여 반대발언을 하면 항명죄로 다스린다고 철저하게 현역군인의 언로를 차단하였고 언론은 철저하게 반대의견을 외면하였다.
국방부의 상부지휘구조개편안의 문제점
상부지휘구조개편의 주요 문제
대부분의 군 원로들과 현역들이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군 상부지휘구조개편의 명분으로 이용하고 있는 잠수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사태의 애초 진단이 잘못 되었고, 그에 따른 처방 또한 잘못 되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는 제도의 문제가 아닌 인재였다. 합참의장과 참모들의 무능과 기강해이, 정보판단의 오류, 위기의식결여, 타군작전 이해부족으로 예하부대에 작전지시를 한번 내린 적이 없는데 상부지휘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하였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서 얻은 교훈은 많지만 결코 상부지휘구조개편의 명분은 아니다. 잘못된 진단에 의한 처방으로 만들어진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은 결코 우리 군의 합동성과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없다.
밀실에서 졸속으로 처리하다 보니 우리 작전환경에 적용이 불가능한 지휘구조를 제시 하였다.
합참의장이 각군 총장을 부하로 두고 군정과 군령권을 행사하게 되면 지휘 폭이 너무 커져서 업무가 과중하다고 지적하니까 합참과 각군에 차장을 2명씩 두고, 1차장이 작전지휘를 맡도록 한다고 하였다. 권한과 책임을 가진 지휘관이 아닌 차장이 전쟁을 지휘하게 되는 모습이 되었고, 지휘단계가 현재 보다 2단계 증가되어 속도전이 요구되는 현대전에서 대응시간은 더욱 늦어지게 되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가 합동성의 문제가 아닌 것이 밝혀지자, 이제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자로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군 사령부로부터 한국 합참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행을 위한 전략적 전환계획( STP : Strategic Transition Plan)」을 작성하였고, 2007년 6월 당시 김관진(金管鎭) 합참의장과 샤프 주한미군 선임 장교가 서명했다. 그 후속조치로 한·미 양국은 전문가로 공동 검증단을 구성하여 2009년 UFG 을지연습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상태와 한국 합참의 기본 운용능력을 검증했고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제 와서 서명 당사자였던 김관진 장관이 상부지휘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전작권 전환에 큰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주장이다. 오히려 전작전환를 앞두고 군 상부지휘구조를 변경하게 되면 이미 검증된 한.미 각군 사령부간의 협조체계를 각군 본부 중심으로 다시 수립해야하고 그에 따른 지휘통제 체계도 다시 구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육군과 해군은 참모총장이 지휘하고, 공군은 참모차장이 지휘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게 된다.
한미 연합공군사령부의 부지휘관이 우리 공군 참모차장이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작전을 가장 잘 아는 참모총장이 작전지휘권을 갖어야 합동성이 강화되고 전투형 군대가 된다는 논리로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군제는 90년도에 현대전 양상과 정치상황 등을 고려하여 현재의 상부지휘구조로 개편한 바 있다. 합동성을 강화하고 작전의 신속성과 작전지휘상의 혼선을 보장하기위해 각군 총장 을 작전지휘계선에서 제외시키고 합참의장이 각군 작전사령관을 통해 직접 작전을 지휘하도록 하였다. 미국 등 서방 선진국 참모총장의 경우에도 전시 작전지휘권이 없다. 미국은 전투사령부를 장관 명의로 합참의장이 대행하여 작전지휘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참모총장은 평시 부분적인 작전지휘권만 가지고 전시는 작전지휘권이 없다. 일본은 3년 전에 현재의 우리체제, 즉 합참의장이 작전지휘권을 작전사령관을 통해 행사하고 각군 참모총장은 작전지휘계선에서 제외하여 군정권만 갖게 함으로서 유사시 신속한 대응성과 합동성을 강화 하였다. 만약 각군 총장에게 군령권을 부여하면 각군 중심의 작전운영으로 합동성은 약화 될 수밖에 없고 합동작전을 위한 지휘/협조 체계는 더욱 복잡해 질 수밖에 없다.
국방부가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내세운 인력과 예산의 절감 효과도 없다.
현 개편안대로라면 노무현 대통령시 작성한 국방개혁 2020보다는 대장이 1명이 늘어난다.
현재 유보상태에 있는 국군 군수사령부와 교육사령부 등을 대통령령으로 창설하게 되면 1~2명이 추가로 늘어 날 소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통해 장군인력 60명을 줄일 수 있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장군인력 절감은 상부지휘구조의 문제가 아니고 직무 분석과 인력운영상 우선순위의 문제다.
군상부지휘구조개편 법안은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절차상의 문제도 많다.
주요 군령사항에 대해 실시하도록 국군조직법상에 명시된 합동 참모회의도 거치지 않았고, 입법과정에서 각군의 의견수렴이나 공감대 형성 과정도 일체 없었다. 각군과 아무런 협의도 없었으면서 합의한 안인 것처럼 3군 참모 총장 배석하에 기자회견을 통해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청와대는 ’현역이 개혁을 반대하면 항명으로 간주하여 인사조치하겠다’ 또는 ‘대장인 각군 총장이 반대하면 중장으로 강등시켜서라도 개혁 하겠다’ 라고 하면서 근본적으로 언로를 차단하였다. 국민 대토론회와 군 원로들에 대한 설명회도 입법 예고 후에 형식적으로 실시하였다. 각군 총장을 합참의장의 부하로 소속시키고 의장에게 군정권 까지 부여하는 등 1인의 현역 지휘관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문민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헌법정신에 위반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합참의장이 행사하는 군정권의 내용과 작전지휘 감독의 범위를 모두 대통령령으로 위임함으로서 향후 법률적 제한 없이 우리 군을 완전한 통합군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국방부는 UFG를 통해 검증하고 과학적 기법으로 분석하니 효율성이 향상되고, 여론조사 결과 많은 국민들이 찬성하였다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국방부는 한.미 연합사령부가 지난 일 년 간 준비해온 UFG 연습에 ‘상부지휘구조개편안’을 적용하자고 서먼 사령관에게 요청하였다가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검증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일 년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기본 상식에 속한다. 한.미 연합사가 거절한 연습에서 무엇을 어떻게 검증하였다는 것 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과학기법(AHP)으로 검증하니 지휘 능률이 10.2% 향상되었다고 하는데 AHP는 참가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좌우되고 정성적인 평가가 곤란한 기법인데도 이를 금과옥조처럼 홍보하고 있다. 또한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군제를 여론 조사결과 77.4%가 찬성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 개혁에 반대할 국민은 없다. 합동성을 강화하는데 반대할 국민도 없다.군의 인력과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더 더욱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잘못된 개혁, 잘못된 지휘구조인데 지휘구조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형식적인 여론 조사 결과를 내세워 개혁안 합리성을 부여하려고 하는 것은 국민과 군 통수권자를 기만하는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개편안의 완성도도 미흡하여 법률개정을 논할 단계도 아닌 상태도 아니다. 육군 2군 사령부 등 일부 부대는 합참이 지휘하는지 총장이 하는지 결정되지 않았다. 각군 총장의 전,평시 지휘소와 지휘 위치도 결정되지 않았다. 개편 내용도 수시로 변경되어 신뢰성도 없다. 합동군사령관, 각군 사령관을 신설한다고 하더니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을 유지한다고 하고, 교육 및 군수사령부를 창설한다고 하더니 유보한다고 하였다. 합참의장에게 군정권을 부여한다고 하더니 극히 제한된 군정권을 준다고 하고 취소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한다.
국방부와 일부 언론인들이 합동성강화를 위해 자주 인용하고 있는 미국의 ‘골드워터 니콜스법안’은 ‘군상부지휘구조개편’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골드워터 니콜스법안은 합참의장의장의 기능을 강화하되 작전지휘권은 없고 국방장관에 대한 자문기능에는 변함이 없다. 단지 각군 총장의 작전지휘계통에서 완전히 제외하여 야전지휘관인 통합사령관에게 책임을 명확히 설정하고 권한을 보장하기위한 법이다. 책 한권 분량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법안으로 4년에 걸쳐 30여회의 공청회와 각군 총장의 동의하에 만든 명실 공히 합동성 강화를 위해 만든 법안이다.
그러나 우리 합참의장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작전 지휘권을 행사하도록 이미 90년 개정하여 합동성을 강화하였고 현재 추진하는 ‘군 상부지휘구조개편안’은 오히려 각군 총장에게 작전 지휘권을 부여하여 합동성을 저해하고 있다. 개정안은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군 조직법 9조인 “군령권만 보유하고 있는 합참의장에게 일부 군정권을 주고 구정권만 보유하고 있는 각 군 총장을 합참의장의 부하로 하여 작전지휘권울 부여”한다는 내용이 전부로 미완의 법안이다. 많은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고치다 보니 누더기 법안이라 칭하기도 한다.
軍制는 전쟁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73개 국방개혁과제중 하나인 ‘상부지휘구조개편안’은 각군의 전문성도 균형발전도 이룰 수 없고 전면전에 적용할 수도 없다.
국방부가 국가와 국민의 안위에 관련된 중대 사안을 졸속으로 처리하려는 개편안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거 전면 재검토 하거나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 군 원로들의 주장이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통합군제가 자신의 40년 군 생활 중 꿈꿔왔던 숙원사업이다’라는 개인적인 소망이 국가안위를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