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송대성 동문의 쓴소리

이문호 2009.06.05 조회 844

 

"여(與,) 조문 정국에 할말도 못해" 초청 강사가 한나라당의원에 질타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이 4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강연하고 있다./연합뉴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 쓴소리
"이명박정부, 끌려다니다가 날샌다"

4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 초청된 강사가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 정국에 여당이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면서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느냐”고 ‘꾸짖는’ 바람에 의원들과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나라당이 이날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가진 의원 연찬회에 안보 특강 강사로 나온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지인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나면 꼭 전해달라며 한 이야기”라며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 과정에 자신으로서는 이해 못할 부분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먼저 한 뒤 한나라당의 ‘소신 없음’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송 소장은 “학자 중에는 짹짹 하는 정부가 들어서면 짹짹 하고, 멍멍 하는 정부가 들어서면 멍멍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한민국 수호를 생각해 한결같이 멍멍거리는 사람도 있다”며 “어떻게 하는 게 대한민국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을 많이 해 하는 말이니 다 듣고 생각해보시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지금 남남 갈등이 있다고 하는데 한쪽 주장은 한국을 위한 게 맞는데 한쪽 주장은 북한을 위한 것이라서 문제다. 북한이 주장하면 남쪽 앵무새가 따라 하는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엄격히 말해 남남 갈등은 남북 갈등이고 순수한 촛불도 있지만 대한민국을 불태워버리는 촛불도 있다”고 했다. 송 소장은 “한나라당부터 당원 정체성 교육부터 강화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실제로 표도 안 될 진보들의 눈치만 보지 말고 보수층부터 제대로 챙겨야 한다”고 했다.

"그만둬"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4일 당 의원 연찬회에서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이 북핵 문제 특강 도중“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객 중에 꾼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자“북핵 강의나 하라”고 고함치고 있다./연합뉴스

송 소장은 또 비핵화선언 폐기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검토론을 제기하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좌파에 다시 정권이 넘어간다고 생각해 보라. 나는 좌파 정부로 넘어갔을 때 자식이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했다.

송 소장은 강연의 본 주제인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일성 사망 때 조문문제로 그렇게 항의한 북한이 노 전 대통령 별세 이후 핵실험에다 불꽃놀이 하듯 미사일 6발을 쐈다”며 “북한의 본질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했다.

송 소장은 “북한의 의도는 군사력만 강하면 협상력이 높아진다고 보는 군사제일주의, 최근 많이 약화된 김정일의 상징력 회복, 조속한 미국과의 대화 촉구 그리고 남남 갈등 조장을 통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폐기에 있다”며 “그런데도 민주평통 자문위원 중에도 현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원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조직폭력배를 공자·맹자로 인식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는 지난 10년간 (북한에) 잘못 길들여진 탓”이라며 “정상회담 한번 하면 수천억원이 들어오고 대선 후보들이 너나없이 방북해서 김정일 정권의 면접을 보고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시비 한마디 못하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송 소장은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정부·여당에 부탁할 게 있다”면서 “북한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보고 국가 가치관 확산에 힘을 써달라. 이는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날 강연 뒤 한나라당 의원 사이에선 “너무 강경한 목소리가 아니냐”는 반응이 일부 나왔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 당이 지지층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흔들리니 참다못해 대신 이야기한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송 소장은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 보인 대규모 조문 행렬에 대해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했다. 봉하마을과 서울 덕수궁의 조문 인파 대부분은 좌파 진영이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이라는 취지였다. 이 발언으로 인해 송 소장의 사무실로는 하루종일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송 소장은 강연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 같은 발언의 취지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불행한 일이지만 북핵문제 등 국가 안보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이를 악용하는 세력에 의해 흔들려선 안 되고 그 중심을 정부·여당이 잡아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내분에 휩싸여 ‘노무현 서거’라는 유령에 끌려 다니며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 작심하고 한마디 했다”고 했다.

송 소장은 공군사관학교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기무사령부 참모장(예비역 준장)을 끝으로 예편한 뒤 외교·안보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조선일보에서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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