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가뭄엄살과 식량원조
변희룡 2012.06.02 조회 293
북한은 50년 만의 가뭄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5월 강수량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한달, 그것도 한여름이 아닌 계절에 한달 강수량 급감했다고 50년만의 가뭄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5월은 남북한 모두 갈수기로 본래 물이 모자라는 계절이다. 가뭄은 물이 모자란 것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물이 모자라는 것은 이 시기에 매년 나타나는 현상이고, 평년보다 얼마나 더 모자란가를 가지고 가뭄이 들었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것이다. 북한은 평년보다 약간 물이 모자라는 정도로 6월 1일 현재, 아직은 가뭄이라 부르기 힘든 상황이다. 5월 강수량만 가지고 계산한다 하더라도 2001년 5월은 2012년보다 훨씬 비가 적었으니, 50년만의 가뭄이란 말은 엄살이다.
정작 가뭄이 든 곳은 충남, 전북, 경기의 서해안으로 북한 보다 더 심한데, 아직 가뭄이란 말 한마디 안나온다. 이 지역에 관개 시설이 좋아, 가뭄의 피해가 안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http://atmos.pknu.ac.kr/~intrank/ 는 북한의 가뭄상황을,
http://atmos.pknu.ac.kr/~intra3/ 는 남한의 가뭄상황을 매일매일 잘 보여 주고 있다.>
북한의 이런 가뭄엄살을 계기로 유엔과 중국은 대규모 식량 지원을 재개한다. 세계 식량계획(WFP)는 오는 7월 말, 1만 1천여 톤의 밀을 북한에 지원할 것이라고 30일 아시아 자유방송 (RFA)가 전했다. 대충 2천만 명이 하루는 버틸 수 있는 양이다. 말이 WFP이지 내막은 미국일 것이다. 중국은 WFP와 무관하게 자기들만의 힘으로 15만톤의 식량지원에 합의하였다. 한국 돈으로 약 1천억 원, 2천만 명이 15일 버틸 만한 량이다. 그 외에 북한 내부에서 생산되는 식량이 있을 것이다. 아직 모내기도 하기 전인데 북한은 이미 금년의 식량을 모두 확보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최소한 식량사정으로 인한 정권 붕괴를 막을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중국과 미국의 속셈을 읽을 수 있다. 더구나 중국은, 탈북자 검거활동을 대규모로 펴기 시작하면서, 북한에 2만 명의 취업비자를 내 주는 등, 실질적으로 북한의 붕괴를 막아주고 있다. 북의 붕괴, 즉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통일이 되건 말건 별로 관심이 없다고 보인다. 현직 관리들이 임기나 무사히 넘길 생각으로, 북한이 가뭄상황을 홍보하는 것도 도와주고, 식량 던져주어 달래기도 하는 정도일 것이다.
얻어먹는 주제에 김정은 정권은, 일본이 밉다하여 일제 차량은 수입금지 시키고 기 수입한 것은 폐기하는 등, 호기까지 부리고 있다. 아무리 상황이 나빠져도 미국과 중국이 자기들 먹여 살린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미,중의 북한 지원을 막아가면서 통일을 앞당길 힘을 가지지 못했으니 관망할 수밖에 없다. 애써 긍정적 방향으로 해석하자면, 통일 시기를 앞당기지는 못하지만, 통일이 더 쉽게 이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통일을 획책하면, 김정은 정권의 무력과 충돌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측도 피해가 안 날수 없다. 그러나 시일을 늦출 수록, 남북의 실력차이는 커질 것이며, 따라서 피도 흘리지 않고, 파괴나 피해도 없이 북한을 접수할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그 때 까지, 지키고만 있으면 된다.
미래가 암울한 북한 정권은 계속 남측 지도자의 심기도 건드려 보고, 약도 올려 보려 할 것이다. 소규모 도발을 다방면으로 해 나가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할 것이다. 비대칭 전력을 최대한 운영하고 구사해 보다가, 헛점이 보이면 그 방면으로 집중적인 도발을 고려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측에서는 북측의 작은 도발이 나오자마자, 즉각 응징, 다시는 도발할 엄두도 못 내도록 혼을 빼 줄 작전이 마련되고 상시 점검되고 있는 것이 좋겠다.
어차피 전쟁은 폭력이다. 영화 '친구'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상택아, 누구 패줄 놈 있으면 나한테 말해라. 이 쪽 얼굴만 봐도 겁이 나서 오줌을 질금 질금 싸도록 패 놓아야 한다. 알았제?"
그게 가장 빨리 싸움을 끝내는 비결이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비결이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