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명상 (예)공군준장 명지대 초빙교수·국제정치학 박사 |
정부는 지난 7일 탄도미사일 최대 사거리를 현재의 300㎞에서 800㎞로 늘리고, 무인항공기(UAV)의 탑재 중량을 2500㎏으로 확대하는 새로운 미사일 지침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2월부터 진행해 온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이 타결된 것이다. 우리 측 주장이 100% 반영되지 않아 아쉽지만, 과거 협정과 비교할 때 여러 가지 의미와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첫째,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에서 800㎞로 연장한 것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기로 2001년 처음 개정됐다. 우리 정부가 사거리를 500㎞로 요구했지만,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제한인 300㎞로 개정됐다. MTCR은 87년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 등 34개국이 미사일 기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국제조약이다. 그런데 이번 협상에서 11년 만에 사거리가 300㎞에서 800㎞로 많이 늘어난 것이다. ‘800㎞’ 사거리 확보는 우리의 미사일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도 됐다. 미사일이 600㎞를 넘겨 비행할 때는 대기권을 벗어났다 재진입하는 기술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트레이드 오프(trade-off) 규정을 만들어 그동안 500㎏으로 제한된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북한 전역을 보다 강력한 탄두를 통해 타격할 수 있게 됐다. 사거리를 550㎞ 정도로 줄일 때 탄두 중량을 1000㎏까지로 늘릴 수 있고 목표를 동시 다발로 공격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MIRV)을 사용할 수도 있게 됐다.
셋째, 무인 항공기 탑재 중량을 500㎏에서 미국 글로벌호크급의 2500㎏으로 증가했다. 무인항공기로 정찰비행하다가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바로 정밀 유도 폭격을 할 수 있게 됐다. UAV의 광학 감시 장비와 레이더, 통신장비 전체 무게는 1000㎏ 정도다. 따라서 1500㎏ 정도의 무기탑재가 가능해졌다. 한 발에 250㎏짜리 GBU-38 공대지 정밀유도탄 6발 탑재가 가능한 셈이다.
넷째, 한미동맹 관계를 손상하지 않고 미사일 지침을 합의한 것이다. 일부 미사일 주권을 거론하며 폐기를 주장했지만, 국제관계는 상대적이다. 한미 양국은 중국과 북한과 비교하면 부족한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능력을 현실화하면서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며 주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는 다층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미사일 지침은 자율적인 정책 선언이기 때문에 국회비준도 불필요하다고 본다.
다섯째, 이번 미사일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복원된 한미동맹 관계, 양국 정상 간의 친분과 신뢰가 결합한 결과라고 본다. 굳건한 한미동맹 덕분에 중국과 일본 언론에서 즉각 우려를 표명하듯 국제 정치 측면에서 민감한 미사일 사거리가 확장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미사일 지침 개정의 중요한 의미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하고 제압하는 데 있다. 따라서 정부는 국방예산을 늘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능력 확충을 위해 탄도미사일과 무인항공기의 능력 향상은 물론 스텔스 전폭기의 조기 도입으로 북한의 도발 억제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