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북한 핵,미사일을 말한다./전호훤

이치훈 2012.12.13 조회 541

 

 "북한 핵, 미사일을 말한다"

 

 어제 북한이 ICBM(은하3호)을 발사했다. 그리고 성공했다고 한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이제 결국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그 동안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ICBM 사정거리가 미국 L.A에 도달한다고 하나 그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이다. 뉴욕, 와싱턴까지 염두에 두는 것이 합당하다.

 이러한 사태를 우리는 진정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예견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면서 외교적 노력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랐으나 이 문제가 결국 현실로 확인된 만큼, 우리는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대한제국 말기에 황현이라는 선비는 매천야록을 저술해 조선 후기의 역사를 기록했으나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이 나라에서 지식인으로서 살아가기가 너무 어렵다. 나라가 망했는데 누구하나 목숨을 걸고 비통해 하지 않았다면 너무 슬프지 않겠는가!"하고는 자결하고 말았다. 북한 ICBM 성공 보도를 보고 이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구절이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지 않는가? 무엇을 염려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달리 할말이 없다. 그러나 정작 이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가?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이상, 앞으로 이를 정치적 영향력에 활용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북한은 미국에게 한반도에서 군사적 개입을 철회하도록 압박을 주며 한국 국민들에게는 핵전쟁 공포를 유발시켜 그들이 주도하는 평화협정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위협이 현실화된 만큼 우리가 미국의 핵우산 공약이 과연 실제 이행될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핵보유국이 상대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반격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이 공격받는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을 지켜 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최악의 경우 이를 회피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본래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될 당시부터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연루‘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자동개입이 보장된 NATO조약과 달리 군사개입 조건으로 미 의회의 선전포고, 성문화된 특별권한, 자위권 발동 등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미 군사관계가 공동방위체제로 변할 경우 선언적인 미국의 핵우산 공약이 실제 이행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와 같이 미국의 핵우산 정책은 선언적 성격이 강한 반면 실제 실행차원에서는 한미동맹의 수준과 미 본토의 안전 여부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만일 앞으로 미국이 핵전쟁과 같은 모험적인 대결을 피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개입축소 경향을 보인다면, 북한의 모험주의 노선에 맞서기는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

더구나 한국이 호전적인 북한의 위협에 맞서 대결하려는 의지가 약하고, 북한이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조차도 수용해야만 된다고 할 경우, 미국의 핵우산 공약은 약화될 수 있다.

 
   향후 북한은 과거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던 시기와 다르게 좀 더 공격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다.

북한은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대포동 3호 미사일을 폐기하는 대신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용하도록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김정은은 만약 미국이 한국에 대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북한도 미 본토 혹은 주일미군이나 일본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할 수 있다.

이때 북한이 미국의 핵우산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남한을 재래전 방식으로 공격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연합사령관이 북한에 비해 재래식 전력이 열세한 점을 우려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북한의 핵무기 때문에 미국의 핵우산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지난 '연평도 포격' 이상 가는 도발도 예상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북한 주도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할 경우까지를 감안해야 한다.

월남에서 미국과 월맹이 월남을 제외시킨 채, 비밀협상으로 평화협정에 합의해 버리지 않았던가!  만약 북한이 핵위협으로 북미 협상결과를 수용하도록 강압할 경우 최악의 경우 한국은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한국 자신의 생존대책을 독자적으로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2012. 12. 13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정치학박사  전호훤(전 방공포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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