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이 나라에 군인은 없다?

변희룡 2013.04.16 조회 396

김대중 칼럼] 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對北'
  • 이번 북한의 전쟁 위협 사태와 관련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이 정부의 대북 정책 내지 전략이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칙을 강조하며 북한의 협박 전략을 비판하던 박 대통령이 느닷없이 (적어도 이 정부의 대북 페이스를 관찰해온 사람들에게는) '대화' 모드로 물러선 과정에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독단적 의사 결정 패턴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결정에 대해 총리를 비롯, 통일부장관 그리고 관계자들까지도 박 대통령의 생각을 잘못 읽고 우왕좌왕하다가 마침내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교통정리를 하게끔 된 사정에서 대통령의 '원맨쇼'를 곤혹스럽게 지켜보게 됐다.

    대화 제의에 대한 북한 측 반응을 놓고도 혼선은 계속됐다. 조평통의 '교활한 술책' 운운하는 성명의 의도가 대화 거부냐 아니냐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다가 대통령의 뜻이 '유감'으로 밝혀지면서 결국 '대화 거부'로 가닥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참모들이 의견을 모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그 뜻을 유도하기보다 모두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는 쇼를 연출한 모양새다.

    우리의 정치 구조상 모든 궁극적인 판단과 결정을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의존해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이번 '대화 혼선'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적어도 대북 문제처럼 국가적 안위가 걸린 사안에서 국민이 목도하고 싶은 것은 대통령이 최고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처 국민에게 의사가 전달되는 모습이다.

    우리 환경에서 절실한 것은 뛰어난 영도력과 통찰력을 가진 지도자의 카리스마이거나 지도자를 중심으로 뭉친 전문가들의 팀워크거나 두 가지 중에 하나다. 둘 모두면 더 좋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사태는 국민에게 큰 실망으로 다가온다. 박 대통령은 남다른 영도력과 영향력을 가진 지도자지만 북한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그의 팀들이 대통령을 설득하고 그의 의중을 사로잡을 전문가의 면면을 갖춘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마당에 불거져 나온 대화 제의와 거부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본질 못지않게 우리를 불안케 한다.

    박 대통령이 대화를 제의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제의'가 있기 전 비교적 강고했던 박 대통령이 별다른 상황 변화가 읽히지 않는데도 '대화'로 돌아선 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한·미 공조의 결과든 중국과의 교감에서 온 것이든 자신의 방향 전환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만일 '대화'가 성사됐더라도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돈이나 물자다. 대북 지원이 없다면 북이 이런 엄청난 '장난'을 할 리가 만무하다. 대북 지원의 규모는 이명박 정부 때 정상회담을 추진했던 팀들에 의하면 5억~10억달러에 이른다. 북핵에는 손도 못 대면서 이런 엄청난 대북 지원을 한다는 것을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화는 결국 하나 마나다.

    북한이 결국 전쟁을 감행할 것이냐에 대한 판단에도 의문이 있다. 만약 지금 북한의 위협이 정치적으로 현실감이 있고 군사적으로 긴박하며 또 북한 인민이 전면 궐기하고 있는 상태라면 우리는 무슨 무리수를 써서라도 일단 전쟁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기에 북한은 절박감도, 위기감도 없어 보인다. 관광도, 일상생활도, 특히 '태양절'을 위한 축제적 분위기도 전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우리로서도 이번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보름 가까이 지속한 북의 전쟁 위협 속에서도, 특히 매일 긴장의 수위가 조금씩 높아져가는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비교적 의연했다. 폭탄이 머리 위에서 터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돌아도 사재기는 없었고, 시장 붕괴도 없었다. 북한식 협박의 약효가 떨어진 덕도 있겠지만, 우리 국민이 이제 전쟁 나도 여기서 결판내야 한다는 '막연한 각오'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런 여건은 대통령으로서는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다. 국민이 패닉하면 정부는 버틸 힘이 없어지는 법이다. 그런 측면에서 박 대통령은 게임으로 치면 상대방의 카드를 끝까지 기다리며 읽어내는 막중한 기회를 섣부른 대화 제의로 날려버린 것이다. 특히 북한의 젊은 '비(非)경험자'에게 그의 할아버지-아버지가 써먹었던 '핵 위협→긴장 고조→대화→지원'이라는 고전적이고 고식적인 패턴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좋은 기회였는데도 말이다. 일부 국민 사이에서는 엊그제 텍사스의 한 대학교수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선제적으로 폭격하자"고 제의한 것과 관련, 김정은 집단의 전쟁 협박을 역이용해 우리가 북한의 핵 놀이와 세습 정권에 쐐기를 박는 용기와 각오까지 거론되고 있는 마당이다. 
    • 변희룡 2013/04/16 03:46:58
      대화제의를 한 것은, 북이 망해야만 하는 이유 하나를 더 붙이게 된 결과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참고, 대화 제의를 했지만 니들이 거절했다는 명분, 그것이 우연히 성립된 것입니다.
      본래 대화 제의를 한 이유는 북이 계산 한 것 처럼, "겁먹어서" 일 것입니다. 북은 "여성대통령 겁주기"에 성공한 것입니다. 남의 여성 대통령이 "남북관계는 돈주기로 쉽게 해결하고 개인의 안락이나 도모하도록," 만들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작전 개시 10일이 안되어 성공한 것입니다. 김일성 동상 타격 계획 없단 발표, 바로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대통령을 설득하여 작전을 마련해 두는 구상이 없었습니다. 국가안보를 든든한 반석위에 올리는 일보다, 개인의 안락을 더 추구한 모양입니다. 내 임기동안은 편안히 지내다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위나 아래나... 퇴근 않고 버티면서 성의를 보이는 정도는 중령급이나 하는 일이지... 얼마나 답답하면 저런 작전으로 버틸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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