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내가 본 「 천안함 」

배기준 2010.08.25 조회 774

                                                             

DEUTER & ANNETTE CANTOR


Temple of Silence (9:15)

 

                                                                         하얀 물보라에 푸른바다 가르며 경계 작전 중인 천안함    

                                                                                

 

 

 

    안보 에세이

 

 

                              내가 본「천안함」

 

                                                                                        

 

[註]며칠간 퍼붓던 장대비가 그치고 오늘(2010. 8.17)은 하늘이 맑고 햇빛이 따가와 가을 같았다. 

국방부 국방정책 설명회에 이어「천안함 견학」서둘러야했다.

CH - 47 시누크로 현지 함대사령부도착하였다.

 

 

 

 해상에서 회색빛 거대한 고래가 되어 집채만한 큰 꼬리로 힘차게 물결을 치며 하얀 물보라 푸른 바다를

헤쳐 나아가고 때로는 상어의 이빨로 적을 물어 뜯어야 할 바다의 불침번, 그 파수꾼 「천안함」

772 명찰을 그대로 달고 육상에 올라와 허리가 잘린 채 우리 눈 앞에 말 없이 누워 있으니, 처참하다

못해 참담했다. 

 

육해공 해병대 노병들은 먼저 전사한 수병에게 할 말을 잊고 오직 텅빈 가슴으로 묵념을 했다. 

끝내 고향으로 돌아 오지 못하고 백령도 해저에서 끝 없이 유랑하는 그 넋을 떠 올리면 터질듯 만감이

교차하였다. 손발이 묶이고 등에는 무거운 굴레가 얹혀 짓 누르는 듯 갑갑하고 답답할 뿐이다. 

무얼로도 부족하다. 그러나 어이하랴 ! 그것이 군인의 존엄한 임무일진데, 그것이 거룩한 애국일진데......

 

지난 3월 26일 밤, 772「천안함」이 서북해역 영해상에서 경계작전 중 피격사건이 터졌을때  오랜

군 생활에서 터득한 본능적 감각은 이미 그 공격세력이 누구라는 것을 직감 할 수 있었다.

 

부서지고 깨어지고 찢어지고 끊어지고 휘어지고 기름이 아직도 새고 있는 두 동강난 선수 선미 파손

부위를 물리적 화학적 생태적인 시각으로 다시 살펴보고 견주어 보았다.

현장은 폭침 소행의 심정적 예측과 실제 정황이 다를바 없었다.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되었다.

 

사회 일각에서는 좌초니 기뢰니 자체사고니 하는 말들도 있었지만 그 모두 부족한 지식과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 

국가의 안보가 걸린 중대사를 그 누구도 섣불리 추측으로 말할 수는 없다. 국방의 의무는 군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함께 그 의무를 다하여야 온전한 것이다. 후방의 국민이 최전방의

군인에게 신뢰와 지지를 보내지 않으면 군은 무슨 명분으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겠는가?

덧 붙여 국가이익은 그 국민이 한 목소리로 쟁취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주어지는 법이다.

이제 더 이상 증명 할 것도 증명 할 필요도 없다.

 

다시 한번 더 말한다,  "천안함은 북한 잠수함정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하였다."

  

비정한 북한에게 뭘 바라겠는가. 그런 그들에게 온정을 줄 필요도 없다. 분(憤)해 하지도 말자. 

일찌기 미국 보스톤의 정치 철학은 '화 낼것 없다. 다만 당한 만큼 갚아 주라'는 말로 국제 정치의

냉혹을 엄하게 가르쳐 주지 않았던가. 수병 46인의 숭고한 죽음은 시간이 지나면 까맣게 망각하는

우리 국민에게 이렇게 늘 일깨우며 명령 할 것이다.

 

"양보는 양보를 낳고 급기우리 자식 세대 까지 양보의 빚을 넘기고, 결국 우리가 먼저 망할지도 모른다.

 

우리의 몫은 우리가 해결 해 놓고 가야한다. 그렇게 하여 영원히 내 조국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 달라" 라고.

 

겨울의 끝자락 3월의 밤은 어둡고 바닷물은 차다.

갑자기 배가 하늘로 치솟다가 선체가 기울며 물 속으로 가라 앉았으니 산 자는 산 자대로 죽은 자는

죽은 자대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막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몸부림치며 사투하였을 것이다.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관 중에 생존(生存)이상 더 덮을 것이 없다. 자유, 진리, 정의, 용기, 평등 같은 것들은

이 마당에서는 배부른자의 사치일 뿐이다. 거기에는 오직 생사(生死)만 있을 뿐이다.

 

나는 귀가 길 오르기 전에 함대사령관에게 772 「천안함」최후의 함장을 비롯해 다시 살아 돌아 온

장교와 수병의 안부를 물었다. 다들 자기 자리에서 잘 있다고 하며 어떤 수병들은 주어진 병역 의무를 완수

하고 만기 제대도 하였다니 다소 마음이 가벼워졌다.

지금도 군인인 그들에게도, 전에 군인이었던 그들에게도 신(神)의 가호가 있기를......

 

"두두두... 퍽퍽퍽..." 헬기는 지상을 박차고 공중으로 날아 기수를 서울로 향했다.

 눈 아래 서해 바다는 오늘도 어제처럼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이 글을 최후의 772「천안함」장병에게 바친다  -

 

 

참고 : '국방일보(2010. 10. 21)' 와  부산고 재경동창회 교지 '靑潮人(2010.10)'에 실린 글입니다.

해군 2함대사령관과 마지막 천안함 함장에게 이 글을 전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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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문호 2010/08/25 17:29:53
    손 한번 못 쓰고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그런 예상은 왜 못했는가? 최신예 무기가 한 발의 총도 쏘지 못하고 침몰한 그 사건은 어뗳게 국민들에게 설명하여야 하는가? 그리고 왜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가? 국방장관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국민 30프로가 아직도 믿지 못하는 것에 대한 군의 책임은 없는 것인가? 군인 출신인 나도 이해하기 어렵다. 왜 그곳에 무방비로 들어갔고 무참하게 고귀한 생명과 함께 최신의 함정이 침몰되었는지를 ? 그리고 2002년 서해대전과 달리 치연한 전투없이 침몰한 그래서 순직한 그들에게 훈장이 수여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산 자는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기준이 없으니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나도 어렵다. 이해하기가
  • 배기준 2010/08/26 13:31:00
    본인은 현역시절 작전 운영 부서에 남 달리 오래 근무하였다.(TACC 3년 공본 작전상황실장 1년) 그래서 이번 사건에 보다 더 애착이 갔다. 이론과 실제는 참 많이 다르다. 작전 상황실은 긴박하다. 실제는 변화 무쌍하다. 예컨데 항공기 사고가 나면 시간과 좌표가 똑똑 떨어 지지 않는다. 몇차례 왔다 갔다한다. 현장은 책상과 다르다. 보고(시간, 내용)가 이론 같지 않다, 긴박한 사정, 선조치 후보고다. 인간적인 이해가 가면서도 냉정할때가 많다. 국민은 냉정보다 인간적인 이해를 해야 한다. 국민들은 잘한 조치때문에 보고가 10분 20분 늦은 걸 모르고 불신의 단초로 악용, 선동하는 무리편에 서서는 안된다. 내용면에서도 애매 모호할때는 군을 보호하는 입장이다. 이걸 속일려고 그랬다는 시각이 문제다. 건전한 국민은 거기에 현혹 되지 말아야한다. 작전만 거론하는데 정보는? 극단적으로 실시간 침투상황을 왜 캐내지 못했는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그 점도 아쉽다. 몰래 오는 잠수정을 길목에서 나까 채었으면 얼마나 통쾌한가! 지휘관의 on post 보다 시스템이 중요하고, 책임 운운 전에 북한에 대한 적개심, 그를 동조하는 남한 무리들이 더 문제다. 대내적으로 옥신각신 할게 아니라 한 목소리로 대외적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우선이다. 천안함이 최신함도 아니다. 원래 소나는 어뢰 탐지용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해해전이 한두번도 아닌데 참 아쉽다. (그러나 현역 후배들이 완벽한 대책을 강구 했을 것이다) 요컨데 「강점을 가진 기습」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모든 여건만 허락한다면" 결국 다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복」이다. 우리도 북한처럼 기습 폭침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을 보라. 미국을 보라.
  • 이문호 2010/08/30 14:22:23
    공사홈피에 열심히 들어오셔서 좋은 글 남겨주시는 배장군님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만남의 장이 되였으면 좋겠습니다.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 합니다. 북괴의 계획된 침략행위라는 것을....단지 우리의 냉철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함도 첨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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