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성남공항을 헬기에 개방하면 안되나

나라사랑 2013.12.04 조회 521

[조선일보 발언대] 성남공항을 헬기에 개방하면 안 되나

  • 장기선 前 공군헬기전대장·예비역 대령

     

    입력 : 2013.12.04 03:14

    
	장기선 前 공군헬기전대장·예비역 대령
    장기선 前 공군헬기전대장·예비역 대령
    지난달 LG전자 헬기의 서울 삼성동 고층 아파트 충돌 사고는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헬기 보유사 등에는 도심 헬기 사고에 관한 큰 과제를 남겼다. 확실한 사고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이번 헬기 사고는 예고된 사고였는지 모른다.

    사고 헬기가 착륙하려던 잠실 헬기장은 북쪽으로는 비행금지 구역에, 남쪽으로는 고층 건물이 즐비한 인구 밀집 지역에 막혀 있다. 헬기는 한강과 주변 하천 위로만 운항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토부 서울지방항공청이 소유·운영하고 있는 잠실 헬기장은 고층 건물이 많은 상습 안개 지역이면서도 조종사에게 기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상 장비도 간단한 통신 장비도 없고 전문 요원인 관제사도 없다. 탑승객에 대한 보안 점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실상 방치된 열악한 헬기장이다.

    앞으로 비슷한 헬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잠실 헬기장에 접근·이탈할 때 운항 경로를 미리 설정하고, 운항 구간별로 유지해야 할 고도와 보고 지점을 명시하는 표준 비행절차를 수립해야 한다. 또 국토부는 잠실 헬기장에 헬기를 통제할 수 있는 전문 관제요원을 배치하고 통신 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 서울의 헬기 운항은 고층 건물 때문에 오로지 시계비행을 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 운항할 수 있는 기상 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측정된 기상 정보는 헬기 조종사에게 바로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잠실 헬기장은 화물 운송, 응급 후송 등의 특수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그 외에는 새로운 착륙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착륙장으로 서울 남부에 있는 군 공항인 성남공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성남공항은 김포공항처럼 정규 공항으로 서울 도심에서 비슷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평소엔 공군 수송기 기지와 국빈 행사 전용 공항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토부는 국방부와 협조해 성남공항을 헬기 중간 착륙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볼 만하다.

    대부분의 군용 비행장이 민간 항공사에도 개방돼 있는 점에서 성남공항도 민간 헬기 운항의 일정 부분을 담당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 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헬기 운항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성남공항은 국빈 행사 전용 비행장이라는 경직된 태도에서 벗어나 유연한 국가 항공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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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