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21세기 전장은 스텔스기 도입 요구한다.

이문호 2011.02.02 조회 637

[시론] 21세기 전장은 스텔스기 도입 요구한다

[중앙일보] 입력 2011.02.02 00:06 / 수정 2011.02.02 00:06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정부가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의 도입을 골자로 하는 차세대 전투기(FX 3차) 사업을 ‘2015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F-5 등 기존 노후기종들에 대한 대체, 2010년 두 차례의 도발로 인해 재확인된 현존하는 북한의 위협, 그리고 미래전쟁 추세의 어떠한 면에서 보더라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우리의 경제적 여건이나 점증하는 복지소요를 감안할 때 꼭 고성능의 전투기를 고집해야 하느냐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이 동아시아 전체의 군비경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진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이후 각국의 군사력 건설 추세는 스텔스 전투기의 보유가 첨단지상주의나 일종의 사치가 아닌, 전쟁 억제력 유지를 위한 필수요건이 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식정보전쟁으로 대변되는 현대와 미래의 전장(戰場)에서 가장 중요한 요체는 나의 존재는 가능한 한 알리지 않되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남보다 먼저 보고 정확히 타격하는 일이 20세기 전력 첨단화의 요체였다면, 21세기의 전장은 상대방의 정보 능력에 대응해 나를 감출 수 있는 능력까지를 구비해야 비로소 생존성을 담보할 수 있다.

 흔히 스텔스 기능을 남을 공격하는 능력으로만 간주하기 쉬우나, 이 기능은 전쟁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도 더 없이 긴요하다. 전쟁을 억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는 ‘거부적 억제’로 이는 상대방의 공격 의도를 무산시킬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갖춤으로써 위협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즉 상대방에 대해 공격이 별 소득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킴으로써 도발이나 전쟁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능력은 상대방이 일정한 손해를 감수할 각오가 돼 있는 경우에는 신뢰할 만한 억제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따라서 더욱 확실한 전쟁 억제를 위해서는 ‘보복 가능성을 통한 억제’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상대방에 대해 나를 공격할 경우 오히려 자신이 치명적인 반격에 노출됨으로써 파멸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파워’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무슨 시대착오적인 부국강병론이냐고 고개를 갸웃하는 이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일정한 하드파워가 뒷받침되지 않은 ‘스마트파워’는 약자의 자기기만이며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스마트파워’는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의 적절한 결합을 강조하는 개념이지 결코 하드파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인 곤궁 속에서도 하드파워 일변도의, 그것도 대량살상무기와 기습적 도발능력 위주의 능력 건설에 매달리고 있는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대화 등 소프트파워만을 이용한 억제를 달성하라는 것은 일방적 무장해제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먼 미래 북한의 위협이 현저히 완하되거나 사라진 시대에도 누구든 한국에 위협을 가하는 측은 따끔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지속적인 평화가 가능하다. 소프트파워 역시 이러한 일정한 능력 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강대국들뿐만 아니라 우리와 국력이 유사한 국가들까지도 미래를 대비해 전력의 스텔스화를 꾀하고 있다는 현실을 적시해야 한다.

 다만 우리의 스텔스기 도입에 있어서는 일정한 균형감각과 자제력 역시 동시에 발휘돼야 한다. 우선 군사력 건설과 관련해 지나치게 미래 주변국의 위협을 강조함으로써 거부감과 견제심리를 촉발했던 과거 국방개혁 초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또한 진정 효율적인 첨단기종과 일반기종의 조화, 즉 high-low mix의 비율이 어떤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군 자체뿐만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도입 대수에 집착하는 숫자 강박관념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는 것이 필요하다. 스텔스 기종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인력의 확보 및 교육도 절실하다. 과연 무기체계 도입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체제도 함께 발전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점검해 나가야 한다.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신차현 2011/02/05 10:17:44
    국방무기 분야는 문외 한 이지만 잘 보았습니다.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건강하십시요.<2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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